안녕하세요, 보니밸리입니다. 지난 글에서 미국이민을 결심하고 영주권을 받기 까지의 과정과 리엔트리 퍼밋 신청과 미국취업을 진행한 일들을 간략하게 공유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 일이 아닌데, 당시에는 이런저런 상황에서 실수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글을 포스팅하고 공유하는 것은 다른 분들이 이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든 상황을 동일하게 겪지는 않겠지만,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준비할 수 있다면 대비를 하기 바라는 것입니다.
1. 실리콘밸리 취업 후 한국 생활 정리하기
구글에서 오퍼를 받은 것은 2021년 2월 초였습니다. 당시 재직 중인 회사의 상사에게는 ‘리엔트리 퍼밋’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주권을 받은 사실을 예전에 알렸기에, 취업이 결정된 이후에 먼저 연락을 드렸습니다. 긴 시간을 함께 일하면서 모셨던 분이라 죄송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요란하게 퇴사를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가깝게 지냈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미국 이민을 떠나게 된 것을 알리고, 주변을 정리하였습니다. 인사팀을 통해서 퇴직 절차를 확인하고 간단한 면담과 주의 사항을 확인하였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받을 수 있었던 소소한 특혜가 제법 있었습니다. 우대 금리로 대출이 가능했었고, 회사에서 제조하여 판매하는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이 남는 것은 15 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하며서 힘든 시간을 같이 보냈던 동료들이었는데, 너무 정신 없이 퇴사를 하면서 인사를 제대로 전하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먼저 이렇게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민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마음이 떠서 현재의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떠나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주변을 잘 정리하시길 바랍니다. 사람사는 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금방 다시 볼 일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2. 미국 입국하여 초기 정착하기
급하게 한국 생활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가족이 함께 이동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짐도 정리를 하지 못했고, 아이들 학교와 거주 지역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미국의 학기는 9월에 시작하니, 와이프와 아이들은 그 전에 들어오는 것을 생각하고 저는 3월에 한국 직장을 퇴사하고 미국으로 먼저 넘어왔습니다.
초기 정착을 위해서 필요한 시간은 3주를 예상하고, 호텔을 예약하였습니다. 첫 주에는 자동차를 중고로 구매하고, 거주할 집을 알아보았습니다. Zillow나 Red Pin 등의 사이트를 통해서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하고, 내부 구조는 주말에 오픈 하우스 시간을 통해서 살펴보는 것이 일반적인 미국의 방법입니다. 1 ~ 2 월에 한국에서 매물을 살펴볼 때는 시장에 나왔있는 집들이 많았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 집을 살펴보니 물건도 많지 않았고, 마음에 드는 집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기 편한 곳을 위주로 찾다보니 렌트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처음에 생각한 예산보다 비용이 더 필요했습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SSN 번호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원래는 랜딩했을 때, 주변의 SSN local office를 찾아서 SSN을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저는 코로나때 랜딩을 하였더니 입국 후 2 ~ 3 주가 지난 사람만 신청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신청을 하지 못했고 정착을 위해서 입국을 한 시점에 SSN을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SSN은 회사에서 종업원에게 월급을 지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기에 미국 이민을 준비하는 분들은 랜딩하면서 관련 신청을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준비해서 추가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자동차와 집을 급하게 준비한 이후에는 인터넷과 전화를 개통했습니다. 집에 인터넷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생활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로밍을 한 달 준비해서 오기는 했지만, Wi-Fi 연결 속도에 비할 바는 아니지요. 한국 짐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간단한 가구와 조리기구 드을 IKEA에서 구매하여, 간단한 식사를 만들어서 먹기 시작하였고, 4월 부터는 마운틴 뷰로 출근을 시작하였습니다.
3. 3개월 이후 가족들이 이동
혼자서 밥해먹고 빨래하고 청소하면서 3개월 가량 시간을 보내고, 가족들이 건너왔습니다. 미국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코로나 백신 주사를 맞는 일이었고, 학교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하나씩 했습니다. 미국 학교에서는 건강 기록을 확인하고, 필수 백신 주사를 맞아야 등교가 가능했기에 이에 대한 서류를 준비하였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꼭 맞아야 하는 주사를 접종하였고, 이에 대한 기록이 있다면 특별히 걱정해야 할 일은 없습니다.
아이들의 학교는 거주지를 중심으로 결정되기에 다른 선택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혹시나 학년을 낮추면 적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미국 기준으로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낮춰야 했는데 두 개의 학교에서 모두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온 저는 혼자서 지내는라 힘이 들었고, 와이프는 한국에서 혼자 살림을 정리하고 아이들을 돌보는라 많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미국 생활이 어디 하나 편한 구석이 없다보니, 만나서 반가운 것도 잠시~ 힘든 시간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제 미국 생활이 만 3년차에 접어들고 있어 조금은 익숙해 질만도 한데, 여전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4. 글을 맺으며. . .
이 글을 보실 분이 현재 어떤 상황에서 미국 이민을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민을 준비하는 과정은 지루하긴 해도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청원서를 제출하고 비자 인터뷰를 준비할 때는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훨씬 더 힘들었고, 막상 낯선 곳에서 생활하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어 더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모든 것을 글로 옮길 수 없어 최선을 다해서 이렇게 공유하지만 전달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겠지요. 모쪼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