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에 진행한 미국이민 이야기 (#5) – 리엔트리 퍼밋 신청하기

안녕하세요, 보니밸리입니다. 이번 주는 미국의 큰 휴일 중 하나인 Thanksgiving이 시작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네요. 저도 가족과 함께 가까운 국립 공원으로 여행을 다녀왔고, 오늘은 지난 한 주를 마무리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끼고 있는 만큼 이것저것 미뤄 두었던 쇼핑도 했고, 여기저기 청소도 하고 불필요한 물건들도 정리를 했네요. 잠들기 전에 지난 글에 이어서, 영주권을 받은 이후에 ‘리엔트리 퍼밋’을 신청했던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리엔트리 퍼밋은 미국 영주권을 받은 사람이 개인 사정으로 미국 밖에서 1 년 이상 2 년 미만의 기간 동안 거주할 것을 허락하는 증명서입니다. 최대 3 번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3 년 째에는 1 년만 신청할 수 있어서 최대 5년까지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2 년 + 2 년 + 1 년… 신청이 가능한 것이죠.

I-131 폼은 리엔트리 퍼밋을 위해서 작성해야 합니다.
From https://www.uscis.gov/i-131

조금 더 쉽게 얘기를 하자면, 미국 영주권을 받았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국 외의 지역에서 장기간 머물러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이를 공식적으로 이민국에 요청하여 영주권이 취소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하여 ‘재입국 허가서(Re-entry permit)’를 발급받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주권을 받았지만 한국에서 하는 사업을 정리하려고 하니 1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정기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고, 부모님이 아프셔서 돌봐야 하는 이유로 외국에 거주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다양한 사례 중의 일부이고, 각 개인이 다양한 사정으로 리엔트리 퍼밋을 신청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영주권을 받았는데, 왜 리엔트리 퍼밋을 신청했냐고요? 2020 년은 전 세계가 Covid 19로 인해서 ‘셧다운’이 되었던 때였습니다. 일부러 이 시기에 영주권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뉴스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사망자 주를 발표하고 있었지요. 이런 때에 영주권을 받았다고 바로 이민을 가는 결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당장 양가 부모님이 왜 이런 시기에 미국을 가려고 하는 지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지인을 통해서 들어봐도 많은 부분이 셧다운 되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원격으로 모든 것이 진행되고 있어서 이민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비자 인터뷰를 받고, 영주권을 받은 상태에서 1 년 이상 해외에 지낸다면, 영주권은 자동으로 취소가 됩니다. 입국이 어려운 사정을 알고 이민국이 코로나 시기에는 입국 기간이나 해외 체류 기간을 연장해 준다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 텐데, 당시에는 별다른 얘기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랜딩한 시점을 기준으로 1 년 이내에는 미국으로 들어가서 살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옵션은 리엔트리 퍼밋을 준비해서, 미국 입국을 최대한 지연시켜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리엔트리 퍼밋 신청은 I-131 양식을 작성하여 USCIS(미국 이민국)에 제출하고, 지문 정보를 등록하면 됩니다. 해당 신청서를 접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서류를 이민국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러면, 이민국에서는 접수증을 보내오고, 그 이후에 지문 날인을 위한 통보를 받고, 거주 지역 근처의 이민국 사무소를 방문하여 지문 날인을 진행해야 합니다. 과정이 조금 복잡하게 들리지요?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A.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A 씨가 리엔트리 퍼밋을 받으려면?

“A 씨는 영주권을 받고 미국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 사정으로 한국에서 오래 머물러야 하는 사정이 생겨서 리엔트리 퍼밋을 신청하였습니다. 신청서를 접수한 이후, 4 주 정도 지나서 서류가 잘 도착했다는 ‘접수증’을 받았고, 그 이후에 다시 4 ~ 6 주 정도 지나서 지문 날인을 위하여 거주 지역 근처의 이민국 사무소를 방문하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에 이민국 사무소를 방문하여 지문을 찍고, 한국으로 출국하여 2 년 가까운 시간을 미국 외 지역에서 거주하였고, 영주권이 취소되는 일 없이 미국으로 입국하였습니다.”

B.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B 씨가 리엔트리 퍼밋을 받으려면?

“B 씨는 영주권을 받기 위해서 미국에 랜딩한 이후, 다시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재직중이던 회사를 퇴직하고, 한국 생활을 정리하기에 시간이 필요해서, 랜딩과 동시에 입국이 어려웠기에 추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국 입국이 더 길어질 것 같아서 리엔트리 퍼밋을 신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다시 미국으로 입국하여 ‘리엔트리 퍼밋’을 위한 I-131 신청서를 작성하여 미국 이민국으로 보내고, 다시 한국으로 귀국하였습니다. 4 주 후, 지인 집으로 접수증이 도착하였고, 4 ~ 6 주 이후 지문 날인을 위한 통보를 받았습니다. B 씨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서, 지문 날인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2 년 가까운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면서 개인적인 일들을 정리하였습니다. “

A 씨와 B 씨의 사례를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A 씨는 이미 미국에서 살고 있는 상황에서 리엔트리 퍼밋을 발급하는 것이라, 전체 과정이 무리 없어 보이지만, B 씨의 경우에는 리엔트리 퍼밋을 위해서 미국을 2 번 더 방문해야 합니다. 이것을 전체 가족이 진행해야 하는다면 그만큼의 여비(호텔 + 비행기)가 추가되겠지요.

지금은 모두 기억이 나지 않겠지만, 2019 ~ 2020 년에는 Covid 19 때문에 해외를 방문할 경우에는 3 주 동안의 격리가 필요했습니다. 방문 국가에서도 일정 기간의 격리가 필요했기에 미국을 갔다 온다는 것은 3 ~ 4 주 기간의 격리를 피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당시 한국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혹은 누리고 있던 생활과 기득권(직장과 평판 등)을 내려놓고 바로 미국으로 갔다면, 이런 고민이 필요 없었겠지만, 당시에 저는 가장으로서 현지 취업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으로 건너갈 것을 생각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취업 준비와 함께 리엔트리 퍼밋 신청을 동시에 준비했고, 영주권을 받고 랜딩한 지 11 개월이 지난 시점에 다시 미국으로 들어갔습니다. 미국이민국에서 얘기하는 공식적인 일정과는 달리, 당시에는 지문 날인이 하염없이 늘어지고 있었고, 어떤 경우에는 면제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Covid의 영향으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정에서 절차가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리엔트리 퍼밋 접수 이후,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먼저 미국으로 건너가서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다른 가족들이 건너와서 특별한 이슈 없이 미국에서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1 년이 지나서, 딸 아이의 리엔트리 퍼밋이 허가되어 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고, 저와 와이프는 1 년 9 개월이 지나서 ‘리엔트리 퍼밋을 위한 지문 날인’ 통보를 받았습니다. ‘4 주’라는 공식 일정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일 처리 속도지요? 미국에서 정부 기관의 일처리가 늦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오래 지연되는 것은 뭔가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지난 글에 대한 링크를 같이 올립니다. 시간이 될 때, 같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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